본문 바로가기
생각들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는 법

by BLUESSY 2025. 7. 17.

 

1.

20대와 30대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아마도 인간관계와 친구에 대한 시선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에 많이 일어나는 일인데, 이 때 즈음 해서 인간관계에 어떤 회의를 느끼거나, 실망하거나, 혹은 큰 일을 겪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된다.

 

이게 사실 대학교를 다니다가 군대를 갈 때에도 한 번 큰 지각변동이 오곤 하는데, 그 때보다 더 큰 변동이 이 시기이다. 남자에게는 사회로 진출해서 자신의 기반을 다져가는 시기이고, 여자에게는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에는 필연적으로 배신을 당하거나 괴상한 일에 휘말리거나, 실망하거나, 인간관계에 분노하는 등, 여러 가지 다이내믹스를 겪게 된다. 

 

그 시절을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어차피 사람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겠지만- 어차피 수 많은 사람들을 가지고 가는 것도, 그들과 다 잘 지내거나, 혹은 내가 그들이 늘 찾는 사람이 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어느 정도의 이해관계가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 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은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지금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시기에 겪는 가장 흔한 사건 중 하나는, 누군가를 전적으로 믿거나 의지하거나에서 통수를 맞게 되는 것이다. 그게 꼭 그 상대방이 악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물론 그런 경우도 존나 많다), 



 

2.

나는 이 시기를- 사람마다 다르지만, 인간관계의 인생 3막 정도라고 부르겠다.

여기 들어섰을 때, 어느 정도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제 깨달았어야 한다. 세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그 다음의 계획과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법이다.

 

무슨 소리냐면,

인간관계를 넓게 가져가는 건 좋은 게 아니라는 거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두루두루 다 잘 관리하면서 모두와 잘 지낼 수 있다?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인간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20대 때에 그런 생각을 했더라도, 그것이 환상임을 대학교 다니면서, 그리고 졸업하면서 대충 다 깨달았어야 한다. 

우리의 에너지는 굉장히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나와 얕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까지 확장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뭐, 그래도 죽어도 그렇게 해야겠다면 말리지는 않는다. 

 

 

 

3.

20대의 경험을 잘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조금 더 나아가면. 그래서 20대 때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인간관계를 포함한 수 많은 활동들. 동호회, 동아리, 소모임, 학회, 알바 등등- 이게 전부 다 결국 인간관계로 귀결나는 것이고, 거기서 얻은 경험들을 다 돌이켜 보면서, 나만의 어떤 '기준' 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게 앞으로 살면서 인간관계를 걸러내는 필터가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30대부터는 '걸러낼 사람' 을 잘 봐야 한다. 사람을 잘 걸러내야 내 인생의 리스크가 증가하지 않는다. 쓸데없이 소비하는 감정과 에너지는, 하나 둘 정도야 뭐 그럴 수 있다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문제는 그게 지속되어 쌓인다는 것이다. 낭비가 쌓이면 패망이 된다. 본래 인생은 한 번에 망하지 않는다. 수 많은 실수가 모여서, 정신 차려보니 아 내 인생 존망 이렇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편견은 중요하다. 편견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다. 편견은 사실상 인류가 쌓아온 '쎄함' 이라는 촉과로 관련이 있는데, 빅데이터나 다름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물론 귀인을 만나면 삶이 좋아지긴 하지만, 사실 누군가가 내 삶을 대단히 꽃피우게 돕는 건 불가능하다. 근데 누가 내 삶을 망치는 건 굉장히 쉽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만나서 내 인생 펴야지' 하는 식으로 좋은 사람을 찾아서 내 옆에 둘 고민을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게,

 

'나쁜 사람 피하기' 다. 나를 망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차없이 잘라내는 게 좋다. 그게 우선이다. 좋은 사람 찾아서 내 옆에 두는 것 보다. 

 

 

 

4.

그래서 인간관계를 잘 정리하는 법은, 잘라낼 사람을 잘 선별해내는 것이다. 내 옆에 둘 사람은 어차피 내가 목숨걸고 잘 할 필요가 없다. 도리만 다하면 된다. 그 이상을 넘어가려고 하다 보면 반드시 탈이 난다. 그보다는 나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그런 끼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멀리하는 게 좋다. 

 

살면서 '누군가의 덕을 봐서', 스스로의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안타깝게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건 오로지 등가교환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덕을 입었다면, 계속해서 덕을 입기만을 바란다면 그 연을 발로 차버리는 것이다. 상대에게도 갚을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남의 덕을 타고 잘 될 생각을 하면 그게 상대방에게 보이기 때문에 결국 손절당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세상에 공짜 호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먼저 잘 되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니다.

이는 비단 덕뿐 아니라 악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나에게 악의를 드러낸다면, 둘 중 하나다. 그냥 사라져 버리고 무시하거나, 아니면 악보다 더한 극악으로 갚아주거나.

 

 

 

 

5.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이래서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가 경험의 힘을 믿고, 지성의 힘을 믿으면서 끊임없이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또 밖에 있는 것들과 조화를 이루며 그 가치를 보호하고, 성장시키려는 의지를 가진다면. 그리고 그를 통해서 내 에너지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삶과 세상은 언제든지 그 비밀을 보여준다.

 

 

 

세상은 꽃밭이 아니다. 아름다운 곳도 아니다. 생존의 법칙과 인과관계, 그리고 에너지의 룰을 깨달은 사람만이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할 수 있다. 세상이 당신에게 호의를 베풀기를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