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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단 더 최근에 테니스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다.그래서 어쩌라고 수준의 문장으로 글을 시작해봤는데 역시 진부하구만, 어쨌든 좀 느낀 게 있어서 기록하고자 쓴다.규모와 목적에 상관없이 어떤 모임의 리더쉽을 맡는 게 굉장히 오랜만인데. 이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는 걸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중이다. 정확히는... 맛이라기보단 고통이라고 해야 되겠지만. 어쨌거나 오랫동안 회사를 굴리다 보면 자잘한 고통이나 스트레스에는 무감각해진다. 돈이 보상으로 오기 때문에, 그리고 동시에 내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직접 목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고통은 사실 필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가 깨어 있을 때도, 잘 때에도, 열심히 굴러가고 있는 두 개의 회사는 나에게 늘 전신근육통과 수면부족을 가져다 .. 2025. 10. 16.
언젠가의 기록: 생일을 맞이하며 올해의 생일 즈음에 기록해뒀던 글이다. 벌써 한참 지났는데, 갑자기 이 블로그에 옮기고 싶어졌다.그래서 써보는 생일이 한참 지난 자의 '마치 어제와도 같은' 리콜렉션이다. 만일 당신에게 가장 특별한 날을 꼽으라고 한다면, 뭐 여러 의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딱 하루만을 꼽자면 생일이 되는 사람이 제법 많을 거라고 본다. 단순히 축하받고 어쩌고를 넘어서,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된 날이니, 결혼도 출산도 이별도 만남도 모든 것이 다 이 '생일' 이라는 기반 이후에 이루어지는 일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애당초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니. 헌데, 미국에 넘어오고 나니 아무래도 이 부분에 대해 다소 무감각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동호회 활동부터 석사 친구.. 2025. 8. 18.
사람을 믿지 말고, 그의 철학- 행동과 히스토리를 믿으라 1."당신은 자신의 철학을 명확히 가지고 있는가." 2.나는 이 질문을 참 좋아한다. 첫째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의 개체수가 굉장히 적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그 사람을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것이, 그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 이 철학이라는 건 두 가지의 굵은 줄기로부터 형성되는데, 하나는 가풍, 즉 가정교육과 성장환경에서 부모에게 받은 가르침, 그리고 또 하나는 본인의 실패의 역사이다. 두 오리진이 잘 어우러져서 좋은 철학을 만들어낸다면 분명 좋은 것이겠지만, 우리 모두가 다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첫 번째가 누구에게나 있는 건 아니다. 그럼 결국 두 번째인데, 이 실패의 핵심이 무엇인가 하니 .. 2025. 7. 18.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는 법 1.20대와 30대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아마도 인간관계와 친구에 대한 시선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에 많이 일어나는 일인데, 이 때 즈음 해서 인간관계에 어떤 회의를 느끼거나, 실망하거나, 혹은 큰 일을 겪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된다. 이게 사실 대학교를 다니다가 군대를 갈 때에도 한 번 큰 지각변동이 오곤 하는데, 그 때보다 더 큰 변동이 이 시기이다. 남자에게는 사회로 진출해서 자신의 기반을 다져가는 시기이고, 여자에게는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에는 필연적으로 배신을 당하거나 괴상한 일에 휘말리거나, 실망하거나, 인간관계에 분노하는 등, 여러 가지 다이내믹스를 겪게 된다. 그 시절을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어차피 사람마다 각자의.. 2025. 7. 17.
Pleasure Game #1-c. 독점에 대하여 #1.이 블로그의 존재를 알고 있는 내 오프라인 지인은 도합 10명을 넘지 않는다. 나의 어찌 보면 가장 날것의 생각, 사회적으로 불편한 시선을 감수하고도 쓰는 나의 생각과 가치관들에 대한 것인지라 굳이 내가 믿고 아끼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의 정신세계 밑바닥을 보여줄 이유가 없어서 그러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나를 오프라인으로 아는 사람 중 이 블로그를 알고 있는 당신은 내가 많이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예외 없이 그러하다. 어쨌든 뭐 이런 소리를 하려던 건 아니고.  나와 결이 굉장히 비슷해서 내가 많이 아끼는, 플로리다의 '위험한 남자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박사과정생' 이라는 자가 있다. 뭐... 그런사람이 있다 아무튼. 그게 누군지는 당사자만 알거다. 언젠가 음해에 대한 이야.. 2025. 3. 6.
특별기고 AI와 철학 4편 - 인간, 인공지능, 그리고 우주의 재발견 드디어 마지막, 4부에 이르렀다. 생각보다 긴 글이었지만 마치 뭐에 홀린 듯 썼다. 세상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는 사고방식은 내가 굉장히 어릴 적 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라, 이 생각에 대해 언제나 궁금했었고 또 많이 알아봤었다.그것들을 한번에 풀어내려 하니 4부로는 사실 많이 무리가 아니었나 싶은 것도 있지만, 어쨌든 글이라는건 실제로 써서 세상에 내어놨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본 특별기고의 초안은 사실 내가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던 때에 많이 쓰여졌다. 이것 또한 '뭔가 해야 할 때 다른 것을 하는 것의 즐거움' 같은, 어찌 보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사고체계, 인간의 사고방식, 본성의 발견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아 그건좀' 이라.. 2025. 2. 26.
특별기고 AI와 철학 3편 - 인공지능, 우주의 언어로 이르는 탐험 1. 들어가는 말1부에서는 “인류의 발명이라 불리는 것들이 사실은 이미 있던 원리를 발견·조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바퀴, 증기기관, 반도체까지도 따지고 보면 자연계의 원리를 인간이 이해하고 이를 실현 가능한 형태로 조립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수학이 정말 이 세계를 만드는가?”라는 논쟁을 살펴봤다. 자연수, 미분방정식, 선형대수 등 우리가 수학적 대상으로 부르는 모든 것들은 실제 물리 세계의 ‘거울’처럼 작동하며, 우리가 우주를 읽어낼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기도 했다. 이제 3부에서는 인공지능(AI) 자체를 깊이 파고들어볼 차례다. AI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이 현상이 “우리가 원래 몰랐던 우주적 가능성”을 현실로 끌어내는 사건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과연 .. 2025. 2. 24.
특별기고 AI와 철학 2편 - 수학이 정말 이 세계를 만드는가? 글을 쓰면서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결국 집필도 확실히 체력전이다. 내가 왜 갑자기 인공지능이랑 철학을 갖고 나왔느냐 하면, 예전부터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나' 와 비슷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사유하거나, 혹은 나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대신해줄 수 있는 나의 복제 버전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큰 틀에서 나의 롤은 4~5개 정도인데, 그 중 2개 정도를 인공지능 나 로 대체할 수 있게 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기서부터 출발한 특별기고이며, 그 2편이다.1. 들어가는 말- 수학과 세계의 관계를 다시 묻다  1부에서 “인간이 발명했다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이미 존재하던 원리’를 발견하고 재조합한 것”이라는 관점을 살펴봤다. 불, 바퀴, 그리고 1+1=2 같은 간단한 예시를 통해,.. 2025. 2. 21.
특별기고 AI와 철학 1편 - 우리가 "발견" 했다고 부르는 것들 특별기고를 기획했다. 최근 새로 시작한 비즈니스 때문에 예전부터 쓰고자 했던 글들을 한참 묻어두었는데, 이제서야 잠깐이나마 짬이 나서. 아마 나중에 계속 수정을 할 지 모르지만, 일단 이 초고를 여기에라도 올려서 누군가가 볼 수 있도록 한다. 1. 들어가며- ‘발명’ vs. ‘발견’, 당신은 제대로 구별할 수 있는가? “인류 역사는 발명의 역사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불의 사용, 바퀴, 증기기관, 전기, 인터넷, 인공지능(AI)까지—수많은 ‘발명품’을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고 배워왔다. 때로는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이 놀라운 기술은 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낸 위대한 창조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정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걸까? “이미 자.. 2025. 2. 21.
세상이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해보란 말야 그러고보니 한국 본가에 갔다가 내가 초등학교때 썼던 일기장을 봤었는데, 그 중 몇 개를 내 노트에 옮겨 적어왔었다.그래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가 오늘 이상한 걸 봤다.  #1. 1999년이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대전 동구의 삼익세라믹 이라는 아파트에 살 때의 일이다.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아파트 입구에 앉아 계셨다. 어두운 회색 자켓 (양복재킷 말고 점퍼 같은 것) 을 차려입고 노란색 셔츠, 검은색 양복바지에 샌들 (이게 뭔 패션인가 싶겠지만 그 당시의 어르신들의 일반적인 패션이다)표정이 굉장히 밝으셨던 걸로 기억한다. 모자를 쓰셨고 안경은 안 쓰셨다. 내가 집에 들어가려는데 특이한 이야기를 다짜고짜 내게 하셨다.당시 난 10대 초반의 아주 어린애였다. "꼬마야 너는 니가 사는 이 세상이 뭐라고.. 2025. 2. 21.
출력 올리기 #1 비즈니스 두 개도 그렇고, 무엇보다 본업에 피치를 올릴 때가 왔다. 앞으로 남은 내가 살아갈 날들과 이 세상은 아마도 '아예 다른 사람' 이 되기를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그래야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조금 솔직해지자면 과학이 재밌긴 한데 솔직히 요 몇년간은 사업이 훨씬 더, 굉장히 재밌다. 내가 움직이는 만큼 돈이 되고, 내가 살면서 끄적끄적 모아오고 배워오고 연습해온 것들을 풀어내는 것이 아이템이 된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신기하고 재밌다. 역시 모든걸 죄다 아카이빙해두길 정말 잘 했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이어져 지금의 내가 있고, 내 발에 날개를 달아준다. 등이 아니고 발에 달아준다. 언젠가 왜 내가 이런 소리를 하는지 써 보겠지만, 지금은 비밀. 헌데 그 재미를 쫓아서.. 2025. 2. 18.
커피와 당신의 이야기 #1.나는 커피를 좋아한다.대학생 때는 도대체 이 맛도 없는 걸 왜 5천원씩이나 주고 사먹어야되는지가 정말 의문이었다. 밥값도 5천원쯤 하던 때라, 커피를 마실 바에야 밥을 먹자라는 뭐 그런 거였는데.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 J는 죽어도 커피를 마셔야 된다고 주장하던 사람이라. 일단은 어울려서 커피를 마시면서 속으로 여러 번 이걸 왜 마시나에 대해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생각의 전환을 맞았다. 처음으로 커피가 좋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도 이 때의 상황이 포토그래픽 메모리처럼 장면으로 완연히 내 머릿속에 들어있다.아마 대학교 3학년 여름에 과외다니던 때인데.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왜 그때 차를 사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지만..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과외하는 집까지 걸어가려면 진짜 죽을듯.. 2025.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