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들

30대 세 번째의 큰 목표

by BLUESSY 2022. 5. 23.

30대에 접어들면서 큰 목표와 작은 목표를 나누어 세웠었는데,

 

큰 목표중 세 번째를 달성했다.

 

첫 번째는 좋은 학교로 박사를 가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소나타를 사는 것이었다. 새 차라면 좋겠지만 중고도 별 상관없는, 대신 최소 YF 이상의 모델을 사는 것이었는데, 2013년식 YF 소나타를 최근에 에버렛의 한 딜러쉽에서 구입했다.

필자의 2013년식 소나타 2.4L GLS

내가 이 차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 번째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차용한 세대의 중형 세단이기 때문이고, 그만큼 디자인 및 기술적인 차원에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덕이다. 외관 및 내부 모두 정말 날렵하게, 그리고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잘 빠졌다. 

내부 모습, 베이지색 인테리어인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큰 마모가 없이 멀쩡한 편이다.

미국 모델의 특징이라면, 기본 트림부터도 모두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아마 장거리 운전이 기본인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두는 차별점일 듯 싶다. 이는 소나타 뿐 아니라 모든 다른 브랜드에도 해당되는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소나타 내부는 올블랙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베이지 + 블랙 컴비네이션이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이내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시애틀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몇 안되는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형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은 차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한국에 비하면 여전히 싼 기름값을 위시하여, 이곳저곳 돌아다닐만한 기회가 많은 미국의 특성상, 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유학생들처럼 부유한 조건이 아닌 탓에, 스스로 많이 제한하고 옭아매고 있었던 것 같다. 자산을 모으고 투자를 통해 불리는 데에 집중해왔고, 집을 일부러 랩과 가까운 곳에 구해서 차가 필요없다고 스스로에게 정당화를 시키고 설득을 해왔으나, 30대에 차가 없다는 것은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늘 누군가의 라이드를 필요로 하고, 내 시간을 내 시간만큼 쓸 수가 없다. 모임에서 일찍 빠져나오고 싶어도 절대 그럴 수가 없고, 장을 보려고 해도 효율적으로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기동성이 없으면 삶이 피폐해진다.

 

이제 다시 춤을 출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든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내 힘으로 장만한 나의 real gear이니만큼 아끼고 잘 관리해서 오래 타야겠다.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닌 차겠지만,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처음 탔던 차가 Elantra XD 인 것을 생각하면, 나름의 큰 진보이긴 하다.

 

이제 밤중에, 울적하거나 힘들 때 언제든지 알카이비치를 갈 수 있고, 짜장면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린우드로 올라갈 수 있다.

 

춤을 출 수 있고, 출사를 마음대로 나다닐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한결 숨통이 트인다. 내 고통스러웠던 박사과정에 드디어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문득 내 옛날 XD가 그리워지는 밤이다. 새 주인에게서 잘 지내고 있을까. 석사때랑 직장다닐 때 정말 거의 말썽없이 내 좋은 기동력이 되어주었는데.

 

잘 정비해서 남은 30대 동안 잘 타고, 40대에는 SUV + 제네시스 중고를 구입하는 것이 목표다. 산타페나 CR-V, 아니면 RAV4 정도를 목표로 해 보자. 어차피 하이엔드 make에는 관심이 없다. 아마도 거긴 50대가 지나야 관심이 생길 듯.

 

지금으로서는 내게 차고도 넘친다.

내 삶에 온 것을 환영한다.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딩을 배우자  (0) 2022.10.26
내가 선택한 길 - 탁재훈  (0) 2022.07.11
친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단상  (0) 2022.05.16
2021 결산 및 2022 킥오프  (0) 2022.01.04
단상 08/12/2021  (0) 2021.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