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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46

왜 끊임없이 연습해야 하는가 1.지난 겨울, Candidacy Exam (General Exam, 한국에서 프로포절이라고 불리는 절차)을 통과했다.내 경험상, 한국에서 박사과정 하는 친구들은 이 candidacy에 대해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카이스트에서 PhD candidate와 PhD student를 구분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 의미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교수가 내쫓지 않는 다음에야 한국에서 프로포절이 fail나거나 재시험을 보는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주변엔, 여기서 떨어져서 프로그램이 terminate되고 쫓겨난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한 명은 심지어 내가 시험을 치르기 한 쿼터 전에 말이다. 그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그래도 설마 했었.. 2024. 6. 18.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https://www.youtube.com/watch?v=DZwIrC8TtfA  Youtube Clip: Tough times create strong men, Aaron Mckie My grandfather walked 10 miles to work everydayMy father walked 5I'm driving a CadillacMy son is in a MercedezMy grandson will be in a FerrariBut my great-grandson will be walking again. Tough times create strong menStrong men create easy timesEasy time create weak menWeak men create tough times.. 2024. 5. 11.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면 (feat. 올드팝의 위대함) #1. 롭의 고교 시절 친구인 빌이 최근에 세상을 떴다.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뇌종양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다가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그의 영혼과,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2.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살면서,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 과 깊은 관계를 맺어본 적은 가족 외엔 없었다. 최근에 내가 가까이 지내는 밴드 할배들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첫째로는 음악적 영감이고, 둘째로는 그들이 나와 다른 시간대를 살아왔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얘기했던, 음악의 존재성에 대한 개념이 이와 비슷하다. 시간이 흘러도 음악이 존재한다는 것. 이것이 이들과 가까워지게 된 정말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들은 젊은 시절, 그들이 .. 2024. 4. 18.
2월 한국 방문에서 느낀 점 #1. "너는 그래도 살면서 성공해본 경험들이 있잖아" "너는 적어도 가족 중에 부자를 경험해본 사람이 있었잖아" 성공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위의 말을 할 때에 부끄러움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갈린다. 루져 멘탈리티를 가진 사람은, 상대와 스스로를 비교할 때, 꼭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세상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상대와 내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한 눈에 티가 난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은 그것을 확인사살하는 개념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된다. 위닝 멘탈리티는 반대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핑계삼아 찌질대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그것을 발전시켜 어.. 2024. 3. 26.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1. 내가 교통사고가 나서 다니게 되었던 카이로프랙터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냥 중국의 속국 혹은 위성도시이며, 중국이 자비를 베풀어 나라로 존재하는 것을 허가받았다고 알고 있었다. 자기와 친한 중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는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다고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다.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후에, 생각보다 중국이 젊은 청년, 중장년층을 이용해 이러한 활동을 미국에서 굉장히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내가 가까이 지내던 중국인 지인 몇을 오랜 시간에 걸쳐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회유하여 (3년이 걸렸다), 그들을 통해 확인한.. 2024. 3. 26.
창작자의 기본 소양 #1 - 히사이시 조 - 작곡가의 기본 명제는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이다. 일정한 수준의 곡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그 순간의 자기 기분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그런데 기분에 몸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기분이 내키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있고, 반대로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창작하는 사람에게 기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중략 - 순간적인 기분에 의존하면 연주가가 갖추어야 할 적당한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 더구나 일 년에 100~200번 이상의 연주를 계속하면 연주 자체에서 자극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무의식중에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극에 손을 대게 된다. 예전에는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손을 대는 재즈 연주가가 적지 않았다. 물론.. 2023. 12. 30.
머리를 비우는 것 - The power of doing nothing 밴드 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든 생각인데, 왜 이렇게 머리가 안 비워지냐...... 머리에 너무 많은것들이 들어차게 되면 결국 오버히트가 걸려서 파업을 해버리기 때문에 간간히 안에 들어있는것들을 다 내다 버려주는 작업을 해야된다. 물론 이 비우기 작업이 한번에 쉽게 되는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두시간 정도 명상을 하면 좀 깨끗해지곤 했었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말이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몇 명의 지인을 잃었고, 지인의 죽음을 경험했다. 한 몸처럼 지내던 친구를 다른 나라로 보내며 (얘는 죽은거 아님) 이상한 이별을 겪었다. 이런 일들이 아직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어서, 감정적인 셋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미완성의 상태에 덧붙여, .. 2023. 12. 29.
셋잇단음표 (triplet) 의 줄다리기 - 나의 색을 찾아가려면 "Just a feeling, don't be too obsessed with the rhythmic details when you play the triplet" #1.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최근 온라인 줌 레슨을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어레인지한 Autumn Leaves (고엽) 를 파트별로 나눠서 진행하는데, 내 고질병인 "악보대로 완주" 가 아직 안 되어가지고 이번 레슨은 Auditor로 참가했다. #2. 아주 오래간 나를 헷갈리게 했던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셋잇단음표를 어떻게 연주하느냐인데, 정의상으로는 2박자를 셋으로 균등하게 나누어 연주한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정확히 박을 재서 나누어 연주하는 경우는 없고, 사람이 메트로놈이 아닌 이상 주관적인 해석이 개입하게 되.. 2023. 12. 25.
기회에 대하여 #1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 모두는 삶을 살아가며 '기회' 라는 개념에 대해 한 번은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어떤 이는 기회를 잡으려 애쓰고, 누군가는 놓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에 사로잡힌다. 내 학부 지도교수님께서 언젠가 이런 얘길 해주신 적이 있다: "여기까지 살아보니, 지금까지 내게 왔던 기회들의 총량, 즉 평균을 내보면 사람들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더라." 그렇다. 기회가 '찾아오는' 빈도는 누구에게나 비슷하다. 수저론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실제 횟수는 아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수저론이 드라마틱한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자라면서 '준비됨' 에 대한 정도가 실질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아.. 2023. 12. 18.
관계의 스텝이 꼬이면 - get all tangled up #0. If you make a mistake, get all tangled up, just tango on. "실수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라오." 영화 좋은 날이 있는가 하면, 흐린 날도 있고, 물에 흠뻑 젖어 최악인 날도 있다. 그리고 하루안에 그런 일들이 여러 번 뒤섞여 일어나기도 한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나빴다가 좋았다가. #1. 나에겐 오래된 친구가 있다. 박사과정을 함께 시작했고, 온갖 고생을 함께 겪었으며, 서로를 보살피고 챙기는 데 정성을 쏟았던, 그리고 정말로 순수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 우리는 분명 많은 트러블을 겪었다. 때론 민감한 이해관계 (논문 저자.......) 일 때도 있었고, 또 한편으론 정말 사소한 걸로 열을.. 2023. 10. 30.
사랑에 대하여 #3 - 노력의 기적 #1. 친구가 8년 다닌 직장에서 이직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내 대학 생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친구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간 멀어졌다가, 내가 한창 빠져있던 취미에 같이 발을 붙이고 나선 급격히 다시 가까워졌던 친구. 나와 기타부 생활을 같이 했던 대학 동기이다. 그리고 이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함께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2. 예전 일기장들을 읽어보다가 흥미로운 소재가 떠올랐다. 벌써 10년도 더 된, 전역 후 복학해서 대학교 다니다가 만났던 나의 예전 연인 A가 했던 이야기. "사랑의 가장 위대한 점은 변한다는 거야." 나보다 5살이나 어린 사람이었는데, 그 나이에서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특히 20대 초중반의 5년은 엄청난 차이라는 걸 우린 모두 알고.. 2023. 10. 24.
좋은 인연, 좋은 사람 오랜 친구와,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 보냈다. 내가 이곳에 처음 정착해서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던 때에,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지나가며 툭 던졌던 친구, 그를 통해 연이 깊어졌고, 나에게 많은 가르침과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이었다고 하니까 뭔가 과거형같군. 아무튼 그런 사람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고.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그녀를 통해서 상당 부분 나의 새로운 결핍을 찾아낼 수 있었고, 그 덕에 지금의 내 모습이 있기까지 제법 많은 기여를 했다 하겠다. 여러모로 참 특이한 양반이기도 하고, 나름의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사람. 우리가 처음 만났던 때, 우리는 30대 초입에 들어서서 앞자리가 바뀐 것이 뭔 느낌인가를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예전에는 둘 다 별.. 2023.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