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추가 가능한 사람은 자만추를 하되, 그게 안되는 사람은 지금 자연스럽고 어쩌고 이딴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소개팅을 해야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대로 된 연애를 계속 해서, 언젠가 정말 내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겠다' 는 목표가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얘기다. 비혼주의자나 굳이 연애 안해도 된다는 사람들은 이 글 안 봐도 된다.
아 근데 지금 굳이 연애 안 해도 된다는 사람은 명심해야 되는 게,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연애가 되는 게 아니다. 언젠가 연애를 하긴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닥치고 지금부터 해야 된다. 나이먹고 경험 없는건 절대로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나이먹고 '순수함' 을 내세우면 그것만큼 추악한 게 업삳. 순수함은 어린 남녀의 가치이지, 30 초중반 남녀가 순수하다는 걸로 프레젠팅을 한다면 그건 심한 경우에는 역겨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애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공부를 했거나, 혹은 열심히 살았거나 했던 사람들을 보면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는 미명하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공부는 연애보다 훨씬 쉽고 훨씬 저차원적인 활동이다. 왜냐, 공부는 나 혼자 잘하면 된다. 연애는 다르다. 내가 잘 해야 되는 건 기본이고, 상대방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등장한다.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을 비롯해서 모든 게 다른 독립적인 인격체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심이 분명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인간관계에는 훨씬 많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말을 믿으면 안 된다. 진심은 당신 자신에게만 중요하지, 상대에겐 중요하지 않다는 걸 빨리 깨달아야 한다.
"연애는 새마을 운동이 아니다."
- 페북의 어떤 현자-
내 중학교 동창 중에, 경제관념에 대해 눈이 굉장히 빨리 트인 친구가 하나 있다. 생긴건 멀쩡하고, 키는 170 정도에 적당한 몸을 가지고 있는 친구인데, 동성 친구로서 평하자면 재밌는 친구였다. 지방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회사를 갔는지 어쨌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쓰리잡을 하면서 돈을 엄청나게 모아서 30살에 1억을 넘게 모았다. 그리고 그걸 잘 굴려서, 지금 아마 자산이 10억 가까이 불어났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나이가 먹어도 이 친구는 모솔인데, 허구헌날 페북과 인스타에 자기 돈 모은 얘기만 써제끼면서 '나같이 진국인 남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여자들' 어쩌고 저쩌고 하고 있다. 아니다.... 적어도 대화에 재미가 있어야 될 거 아닌가. 만나면 맨날 자기가 얼마나 힘들게 돈 모았는지만 얘기하는 남자에게 무슨 매력이 있는가. 심지어 잘생기지도 않았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학벌이 좋은것도 아니며, 그저 장점이라곤 모은 돈이 또래보다 많다 정도인데. 그러다 어느 날 이런 글이 올라온다. '열심히 살다보면 나를 알아봐주는 여자가 나타나겠지'. 뭐 그래, 나타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근데 문제는 니가 그 여자를 맘에 안 들어하겠지. 너도 예쁘고 늘씬한 여자를 좋아하니까 말이다. 거기에 보다못한 그 친구의 대학 선배가 댓글을 남겼다.
"OO아, 맨날 그렇게 새마을운동처럼 살아서 연애를 어떻게 할래. 연애는 새마을운동이 아냐"
와우. 새마을 운동이라. 너무 맘에 드는 표현이었다. 나는 이 표현을 즐겨 쓰게 되었다.
뭐 어쨌거나, 문란하게 놀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남녀 심리, 본성, 그리고 남녀가 왜 다른지에 대해서를 완연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30넘어서 '나는 순진해서 순수해서 잘 몰라' 는... 솔직하게 말하면 말이다. 상대방이 그게 병신같다는 걸 말할 가치조차 못 느껴서 그냥 냅두는거다. 그리고 그 경우는 절대로 좋은 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외적으로도 가치가 높지 않고, 자만추가 불가능한 사람들은 결국 승부를 경험치로 봐야 한다. 알아서 너에게 다가오는 여성/남성이 없다면, 그리고 어울려 지내고 둘이서 만나서 노는게 불가능한 사람이라면, 더 늦기 전에 소개팅을 빡세게 시작해야 한다. 20대라면, 그리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스스로 느낀다면, 인간관계에 대해 스스로 '이렇다' 할 만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특히 더 노력해야 한다. 일년에 소개팅 한두번 정도 하는걸로는 택도 없다. 얼굴이나 외모 따지지 말고 무조건 나가서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남자 입장에서 여자 얼굴보고 소개팅 안 나가는 걸 하면 안 된다. 무조건 나가야된다.
내 20대의 친구 중에, 모솔이 하나 있었다. 소개팅 시켜준다고 하면 늘 하는 말이 '내가 진짜 맘에 드는 여자 아니면 나가봐야 시간낭비다',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랑 잘되서 사귄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냐' 였는데, 절대 아니다. 무조건 나가서 애프터 하고 만나고 사귀어도 보고 헤어져도 봐야 된다. 연애는 실전이다. 시뮬레이션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따위로 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여자라고 인식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정말 말도 안 되게 예쁜 여자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상대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그리고 선을 어디까지 아슬아슬하게 탈 수 있는지 등, 처음 보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법, 더 깊은 이야기로 들어가는 방법 등 이런 경험들이 반드시 쌓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경험치는 실제 사람과의 대화에서만 쌓을 수 있다.
이 글을 적는 나도, 소개팅을 썩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자만추가 안 되는 문제가 있으니 소개팅에 나오는 거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이 크게 변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 '인간관계 실험' 이라는 걸 해야된다는 걸 비교적 어린 나이에 깨달았던 덕분에, 이성을 만나는 형태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외적으로도 내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일단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유혹해봤다. 아, 여기선 이게 통하는군, 여기선 이게 통하지 않는군 등의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내 연애는 점점 쉬워졌다. 소개팅을 나가면 내가 애프터를 하지 않아도 상대가 먼저 애프터 연락이 왔고, 고백도 내가 하기보단 상대가 하는 빈도가 점점 많아졌다. 이것이 경험의 힘이다. 물론, 여기엔 내가 특별히 빠지는 조건이 없었던 것도 한 몫 했다. 이 말인 즉슨, 나도 연애는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거나 '열심히 하다보면 된다' 는 막연한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 대하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멀쩡한 조건을 가졌음에도 안에 들어있는 멘탈이 망해있으니 그럴 수 밖에.
내 첫 소개팅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예뻤던 (그리고 이름도 정말 특이하고 예뻤다) 동갑내기 그 친구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국문학과 친구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신입생 여자애들이 왜 선배들과 사귀게 되는지 알 수 있다. 막 지방에서 상경해서 촌티가 풀풀 났던 나는, 내 딴에는 제일 예쁜 옷이라고 챙겨입고 갔던 괴상한 후드집업과 청바지가 그렇게 창피할 수가 없었다. 상대는 정말 '서울 여자' 스럽게 심플하지만 예쁜 옷차림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나는 전공 얘기나 게임 얘기 따위를 하다가 헤어졌다. 이런 병신같은 ㅋㅋㅋㅋㅋㅋ 일이 내 인생에 있었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블랙코미디지만, 정말 좋은 양분이 되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그 분께 사과와 감사를 드린다.
남자 기준으로 얘기하겠다. 내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여성이 나온다 하더라도, 반드시 나가서 대화를 해 봐라. 특히 네가 경험이 없는 남자라면 더더욱이 그래야 한다. 일단 여자와 말하는 법, 공통 주제를 찾아가는 법, 이상한 대화의 선이 어딘지 파악하는 법, 그리고 언제 선을 넘어야 되는지 등. 섹스에 대한 얘기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그리고 섹스는 어떤 타이밍에 가능해지는가 등등 여러 가지 인지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그걸 천천히 레벨을 높여가면서 내 기준에 맞는 여자를 찾아가는 것이다. 더불어, 어떤 대화의 흐름을 가져가야 호감이 올라가는지, 내가 만약 어떤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타이밍에 쓰는게 좋은지, 그리고 데이트하기에 좋은 장소, 좋은 분위기를 알아내고 데이터베이스화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까지 보고 분명 '사람마다 다 다른데 어떻게 그걸 연습으로 만드냐' 고 할 빡대가리가 있을텐데, 그걸 내재화시켜서 너의 스킬로 만드는 게 암묵지, 그리고 소프트 스킬로 불리는 개념이다. 경험치가 쌓여야 응용을 할 거 아니냐.
여자 기준으로는 조금 다르다. 연애시장에서, 특히 20대의 연애에서는 여자가 압도적인 강자이다. 어지간해서는 가만히 있어도 남자가 꼬이게 되어 있다. 다만, 만일 스스로의 외/내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면 (외적인 가치가 우선이다, 특히 20대라면), 아무나 막 만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게 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남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가 남자를 볼 때 중점적으로 볼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연애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것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한다. 외적 가치가 높지 않다면, 성장기가 끝났다는 판단이 들 때 일단 통통한 여자라면 다이어트를 빡세게 해야 하고 (키에서 110~115 정도를 뺀 몸이 가장 좋다), 필요에 따라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다. 여자의 외모는 정말 강력한 권력이자 무기이다. 박사를 따고 좋은 직장을 가고 하는 것 보다 더 유리한게 예쁜 여자인 것이다. 다소 천박하게 들릴 지도 모르나, 여기서 절대로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너네는 남자를 만나고 싶어하는거지 여자를 만나고 싶어하는게 아니다. 따라서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 남자의 심리와 남자가 뭘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여자들끼리 백날 '나를 있는 그대로 내면까지 사랑해주는 남자' 타령 해봐야 되는일은 아무것도 없다는거다. 그럴 시간에 성형을 하는게 훨씬 빠르고 유리한 길이다. 성형한 여자들을 욕해봤자 스스로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대신 성형한 여자들은 연애가 되기 시작할테니 거기에 배아파하겠지.
20대 남자의 연애욕구를 드라이브하는건 성욕인데, 내면 어쩌고 하기에 앞서서 일단 섹스를 가능하게 하려면 남자가 발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나? 그리고 그 발기가 되게 하는 건 내면같은 낭만적인 소리가 아니라 100% 외면이다. 뭐 1% 정도 다른게 들어가긴 하겠지만, 여성의 시각적인 부분이 거의 100%를 차지한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나 여성은 어떤 신체적인 변화가 없어도 섹스가 가능하다. 여기에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바라는 게 본질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성형이 필요한지 아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어느 정도의 성취를 이뤘는데도 내가 원하는 남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당신이 성형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성취를 이뤘고 사회적 신분 상승도 이룬데다가 예쁘기까지 하면 100% 자신이 원하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깔짝대는 연애 말고, 결혼까지 갈 수 있다. 당신이 스스로 괜찮은 남자를 연애하다가 차버렸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 남자도 결국 당신의 스탠다드에 100% 부합하지 않았다는 얘기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도, 교수직도, 임원직도 다 소용없다. 어리고 예쁜 여자를 이길 수 없다. 외모 만능주의의 여혐 사상 아니냐고? 안타깝게도 남자의 본능은 교육이나 사상주입 따위로 바뀔 수 없다. 그렇기에 몇천년을 이어 번식을 해온 것이다. 그 긴 시간에 걸쳐 유지되어온 남자의 본능이 고작 몇십년 정도의 교육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가 제 1순위이다. 오해 말길, 스스로의 타입은 다 제각각이다.
어쨌건 정리하자면,
부딪혀봐야 한다. 나중에 30대가 되어서 그 때 연애를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 때 되면 이미 너에게 기회는 전혀 없다. 지금부터 연애를 하고, 전략적으로 대해야 30대가 되어서도 문제 없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20대에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이 30대에 직장이 생겨서 결혼을 한다면, 특히 남자가 그렇게 된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설거지론의 희생양이 된다.
방구석에서 커뮤만 할 게 아니라, 나가서 여자를 만나라. 당장 어렵다면, 여자가 많은 환경에 자신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 부터 시작하자. 던전도 1층부터 쭉 진행해야 마지막 보스를 잡지 않는가. 1층부터 100층을 스킵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은 이미 그 던전을 한 번 클리어한 사람이다. 지금 여러분은 단 한번도 클리어하지 못한 던전의 입구에 서 있을 뿐이다. 차례대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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