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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러셀 브런슨의 "마케팅 설계자" (원제: 닷컴 시크릿) #1 - 책을 열면서

by BLUESSY 2023. 6. 6.

@Zoka Coffee Green Lake, Seattle. Loved their Costa Rica Sumava Pour Over

 

2022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거의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자고 살았다. 평소에 내가 7시간 이상을 반드시 자는 것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고통의 연속이었다. 연유인 즉, 대학원 유학 컨설팅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 때문에, 그리고 전년도보다 몇 배는 늘어난 고객 숫자 덕분에 나름 즐거운 비명이었다고 돌이켜볼 수 있다만, 마지막 고객이 UCLA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하는 것을 기해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이 컨설팅을 시작했던 것은 2017년 4월부터였다. 내가 워싱턴대로부터 박사 오퍼를 받고 나서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메신져로, 이메일로, 그리고 조금 더 지나서 전화로. 시간이 지나 그 완성형인 온라인 ZOOM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5년이 넘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간 50명 가까이 되는 고객을 합격시키면서, 적어도 내 실력 자체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고 봐야겠다. 특히 올해의 업적은 지금껏 해온 컨설팅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할 만큼 강한 파워를 증명했다. 심지어 불합격한 학생조차도 내 지도를 통해 결과적으로 다시 합격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문제가, 조금씩 피로감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익이라 할 만한 것들이 창출되기 시작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 사업이 굴러가기 시작했음에도, 정작 나 자신이 사용해야 되는 에너지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3월부터는 조금씩 번아웃이 오기 시작했다. 머리를 현명하게 써야 했다만, 사업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라 하겠다. 

 

이대로 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금 상태가 나아진 후에 고객 분석을 시작해봤다. 내가 직접 붙어서 인텐시브하게 코칭을 했던 고객 숫자가 9명이었고, 그 외에 기초적인 질의응답을 했던 잠재고객들은 20명에 달했다. 기초 질의응답도 대체로 1~2시간의 미팅 세션이 소요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지치는 작업이었다. 

 

하여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수익의 자동화였다. 내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아버지의 친구분이 있는데, 이 분이 현재 소위 말하는  '경제적 자유' 및 '패시브 인컴' 이라는 개념을 1980년도에 깨우치신 분이고, 그를 통해서 혼자서 엄청난 크기의 부를 이룩하셨다. 이 분에게 배운 이 '수익의 자동화' 라는 개념은 공부와 연구에만 몰두했던 내 뇌의 잠들어있는 한 부분을 점진적으로 두들겨 깨워나갔다.

 

시기적으로 맞물려 흥미로운 것은, 부자를 죄악시하던 우리 집안의 풍토가 점차 바뀌어나가고 있었고, 동시에 동생이 나와 같은 결의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고, 우리 각자가 부를 추구하게 된 연유는 다르지만, 이유는 같았다.

 

돈은 힘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는 말은 틀렸다. 아니 정확히는 약간만 맞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다고 하더라도 상당수의 불행을 물리칠 수는 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아마도 제대로 된 남성성이나 인간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 그저 '돈만 많은' 사람이 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돈도 많은' 사람은 애당초 저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여, 내 4월과 5월은 온통 '어떻게 해야 수익을 해하지 않으면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던 중, 동생이 이 책을 추천해줬다. 개인적으로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는 바이다.

 

마케팅과 사업이라는 것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상대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서 내 주머니로 옮겨오는 것, 그러나 그것이 강압이 아닌, 상대의 자발적인 의지 + 열성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기본 원리에서 뻗어나와 세상을 움직이는 방법은 훨씬 더 복잡하고, 소모적이고, 때론 악하다 싶을 정도의 독함이 필요하다.

 

이 책뿐 아니라, 모든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무엇인가, 그럼에도 그 책들은 팔린다는 것이다. 왜냐. 세상의 95%를 구성하는 인간은 어리석은데, 그 어리석은 인간들이 스스로가 현명하고 똑똑하다, 깨우친 사람이다 라고 착각하며 살기 때문이고, 그 착각을 이용하여 장사를 하는 것이 바로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죄는 없다. 단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95%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트렌드' 이다. 따라서 여러분이 트렌드에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 없다. 본래 남들이 이상하다 생각하는 일을 꾸준히 뚝심있게 해내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남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는 자는 남들보다도 못 살게 된다.

 

어쨌든, 그런 차원에서 사실상 이 책도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정독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그걸 누군가 정리해주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뻔한 이야기조차도 정리되지 않으면 허공에 맴도는 지식의 편린에 불과하다.

 

퍼널링이라는 개념은 흥미롭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서비스의 카탈로그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반드시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만들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겼다. 예전부터 유튜브 스크립트를 쓰고 자료를 만들고 있었는데, 영주권이 완료되기 전부터 실행에 옮겨야겠다. 

 

앞으로 여러 편에 걸쳐, 이 책에 대한 '진행형 독서노트' 를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