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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깨달음이라는 착각, 그리고 그 함정에 대하여

by BLUESSY 2023. 2. 27.

<본인 인스타그램에서 발췌>

아, 그래요?

본래 깨달음이란 사람마다 다르기에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지식의 편린을 몇 조각 얻었다 하여 현자처럼 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취하게 되는 것이 나르시시즘의 한 형태인데, 과거가 어두웠거나 불행했던 자들은 이 간극에서 길을 잃기 쉽다. 스스로를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검열하는 데에 철저한 사람이야' 라는 말에 갇혀 본인이 꽤나 깨어 있는 사람이라는 착각에 잠식되는 탓이다.

 

이는 사랑이나 우정 같은 1차원적 인간관계보다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파괴적 X) 돌아볼 수 있을 때에 그 실마리가 보인다. 그러나 저들은 그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리라. 인간관계에서 셧다운과 허무주의의 차이를 모르며, 그 둘 간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높은 확률로, 죽을 때 까지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모를 것이고, 쿨함이라는 자기기만에 빠진 탓에 알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도파민이 true인지 fake인지조차도 구분하지 못한다. 이 현상이 소위 말하는 '질 낮은 도파민' 이다. 진정한 깨달음은 정작 등한시하면서 겉껍데기에 불과한 개념들에 치중하는 아둔함이다.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 이라는 레이블을 붙이는 것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로 이상한 사람은 스스로를 이상한 사람이라 칭하지 않는다. 가짜 껍데기들이 오직 스스로를 이상하다 여길 뿐이다. 이상함과 영특함은 한참 다른 개념이며, 이것을 한데 묶어 생각하는 자는 이미 영특할 자격을 잃었다 하겠다. 그들은 사회에서 자신들이 구분지어지길 원하지만, 정작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은 없고, 그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며, 거기서 얻는 약간의 자신감과 성취감으로 본인의 삶을 우월감으로 덧칠해 나가려 한다. 깨달음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 본질은 열등감이며, 그 기저의 의식에는 항상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실로 용맹한 자, 그리고 홀로 오롯이 우뚝 서 고고한 자는 결코 스스로를 특별히 여기지 않는다. 주변에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홍보하고, 관심을 받는 데에 있어 목을 매지 않는다. 그저 위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며, 땅으로부터 멀어지는 방법에 몰두할 뿐이다.

 

스스로에게 다소 중립-부정적인 타이틀을 붙이면서 쿨한척, 받아들이는 척 하는 자들이여, 경계하라. 그것이야말로 질 낮은 도파민이며, 격 떨어지는 자기 기만이다. 그러한 태도는 같은 부류의 fake들에게는 통할지 몰라도, 진짜에게는 한 눈에 간파당해 발가벗겨짐을 명심할진대, 부디 한 시절, 젊음의 한 페이지를 나누었던 벗이자 너를 소중히 생각했던 한 인간으로서, 언젠가 너에게 닿길 바라며 이 글을 남긴다. 부디 깨달음이라는 착각의 함정에서 벗어나길.

 

행운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