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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52

호의는, 때론 방향을 잃고 #1.내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쿼터에 접어들었다. 지도교수와 좋은 딜을 치고, 대신 마지막 학기에 펀딩문제로 인해 수업조교를 하게 되었다. 도대체 몇 과목을 조교를 한건지.... 덕분에 영어로 강의하고 애들 다루는 데는 좋은 연습이 많이 됐다. 어쨌건, 내가 전담으로 맡아서 해왔던 공학개론 (정확히는 Engineering Transformation of Health Problem) 수업이 있었는데, 내 첫 전담 강의를 들었던 애들이 오늘 이 수업에 들어와있는거다. 되게 이상한 기분이었다. 공학개론은 대부분 아직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1학년들 중에 공학계열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이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인데, 당시 내 강의를 좋아했던 친구들이 제법 많았다.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학과를 .. 2024. 9. 27.
당신의 삶에 예술을 반드시 introduce해야 되는 이유 내 20대를 돌이켜보면, 많은 친구들이 예술을 멀리하고 살았다. 30대도 아직 좀 남긴 했지만, 내가 만났던 30대의 친구들 또한 예술에 가까이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물론 그들 모두 어떤 형태로던 삶에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거나 혹은 성취한 사람들이었다만, 이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삶의 형태가 달라지게 된다. 술과 친구들로만 삶을 점철시키는 것은, 그들에게는 즐거운 일일 수도 있으나, 그들의 자녀들에게, 그리고 가족단위의 관점에서, 그리고 더더욱이 개인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삶에 예술이 얼마나 가까이 존재하는가. 내가 20대 초반부터도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살았던 것의 정확한 정체가 이제서야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 2024. 9. 24.
악의 특성, evil's features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악' 이라는 단어와 개념에 대해 제법 자주 이야기하거나, 접하는 편이다. 악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분명 억압과 폭력, 파괴 등일 터인데, 실제의 '악'은 이러한 파괴적인 범주의 개념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그 특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중적이다. 악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구조 속에서 형성되고 확산되는 다각도적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먼저 그 뿌리이다. 약자들이 악해질 여지가 훨씬 많다. 약자들에게 갑자기 힘이 생긴다면, 그들은 필히 악이 된다.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왜냐, 약자들은 대체로 '착해야만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즉 '착하기라도 해야' 살아있을 수 있는 것. 그러나 그 내면에는, 약함으로부터 오는.. 2024. 9. 11.
인간의 이기적 본성 - 세상은 본래 불공정이 기본값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가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정할까?”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받아들여야 할 게 있다. 세상은 원래 공정하지 않다. 왜? 이미 당신도 알고 있지 않나.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은 평등해야 한다고 믿고, 불공정함을 없애려 노력하지만, 애당초에 불공정과 불공평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중요한 건 그 불공정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불공정함은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고, 교육이나 제도만으로는 쉽게 바꿀 수 없다. #1.먼저, 인간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기심이란 게 단순히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본능에서 나오는 거니까. 더 나은 자원을 확보하고, 안전을 지키며, 더 .. 2024. 9. 7.
고수에게 세상은 놀이터와 같다는 말 대학생때부터 즐겨 했던 생각이 있다.  "세상엔 실험해볼 것이 너무 많다" 좋은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와도 맞닿아 있는데, 어차피 우리 모두에겐 한 번의 생이 동일하게 주어진다. 환경과 DNA 등은 모두 다 다르게 주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 한 번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 기회를 환경 탓 유전자 탓 부모 탓 나라탓 정부탓하며 날려버리고 루져로 살아갈 것인가? 왜? 왜 그런 패배자의 삶을 살려고 자진해서 당신의 인생을 낭비하는가. 현대 사회에 계층이나 신분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당신의 정신 상태와 멘탈리티가 당신의 신분을 나타낸다. 그리고 남탓을 하는 사람은 조선시대로 치면 상놈에 해당한다. 왜냐, 그들이 그런 정신을 가지고 살았으니까. 왕족이나 선비.. 2024. 8. 2.
일단 저지르는 것 24살 때 즈음, 규선생이 내게 했던 말이 있다. 그게 참 내겐 축복같은 말이라서 요즘에도 간혹 떠오르는, 나의 자긍심 중 하나로 자리잡은 말인데, "너는 내가 뭔가 하자고 아이디어를 던지면 바로 다음날 실행하는 놈이라 참 좋아"그게 아마도 내가 인지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진 아이덴티티 중 하나였다.  우리는 주변에서 하는 말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주변의 말을 아예 안 들어먹는다는 평을 아주 어릴때부터 듣고 살아온 나조차도 때론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자기 중심을 잘 잡으려 노력해야 하고, 타인의 말은 참고삼아 듣되, 내 행동과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나여야 한다. 인간은 본래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는게 디폴트값이다. 그렇기에 잘 될 때에 함께.. 2024. 7. 9.
왜 끊임없이 연습해야 하는가 1.지난 겨울, Candidacy Exam (General Exam, 한국에서 프로포절이라고 불리는 절차)을 통과했다.내 경험상, 한국에서 박사과정 하는 친구들은 이 candidacy에 대해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카이스트에서 PhD candidate와 PhD student를 구분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 의미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교수가 내쫓지 않는 다음에야 한국에서 프로포절이 fail나거나 재시험을 보는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주변엔, 여기서 떨어져서 프로그램이 terminate되고 쫓겨난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한 명은 심지어 내가 시험을 치르기 한 쿼터 전에 말이다. 그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그래도 설마 했었.. 2024. 6. 18.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https://www.youtube.com/watch?v=DZwIrC8TtfA  Youtube Clip: Tough times create strong men, Aaron Mckie My grandfather walked 10 miles to work everydayMy father walked 5I'm driving a CadillacMy son is in a MercedezMy grandson will be in a FerrariBut my great-grandson will be walking again. Tough times create strong menStrong men create easy timesEasy time create weak menWeak men create tough times.. 2024. 5. 11.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면 (feat. 올드팝의 위대함) #1. 롭의 고교 시절 친구인 빌이 최근에 세상을 떴다.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뇌종양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다가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그의 영혼과,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2.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살면서,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 과 깊은 관계를 맺어본 적은 가족 외엔 없었다. 최근에 내가 가까이 지내는 밴드 할배들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첫째로는 음악적 영감이고, 둘째로는 그들이 나와 다른 시간대를 살아왔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얘기했던, 음악의 존재성에 대한 개념이 이와 비슷하다. 시간이 흘러도 음악이 존재한다는 것. 이것이 이들과 가까워지게 된 정말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들은 젊은 시절, 그들이 .. 2024. 4. 18.
2월 한국 방문에서 느낀 점 #1. "너는 그래도 살면서 성공해본 경험들이 있잖아" "너는 적어도 가족 중에 부자를 경험해본 사람이 있었잖아" 성공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위의 말을 할 때에 부끄러움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갈린다. 루져 멘탈리티를 가진 사람은, 상대와 스스로를 비교할 때, 꼭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세상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상대와 내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한 눈에 티가 난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은 그것을 확인사살하는 개념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된다. 위닝 멘탈리티는 반대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핑계삼아 찌질대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그것을 발전시켜 어.. 2024. 3. 26.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1. 내가 교통사고가 나서 다니게 되었던 카이로프랙터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냥 중국의 속국 혹은 위성도시이며, 중국이 자비를 베풀어 나라로 존재하는 것을 허가받았다고 알고 있었다. 자기와 친한 중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는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다고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다.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이후에, 생각보다 중국이 젊은 청년, 중장년층을 이용해 이러한 활동을 미국에서 굉장히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장, 내가 가까이 지내던 중국인 지인 몇을 오랜 시간에 걸쳐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회유하여 (3년이 걸렸다), 그들을 통해 확인한.. 2024. 3. 26.
창작자의 기본 소양 #1 - 히사이시 조 - 작곡가의 기본 명제는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이다. 일정한 수준의 곡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그 순간의 자기 기분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그런데 기분에 몸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기분이 내키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있고, 반대로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좋은 곡을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창작하는 사람에게 기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중략 - 순간적인 기분에 의존하면 연주가가 갖추어야 할 적당한 긴장감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 더구나 일 년에 100~200번 이상의 연주를 계속하면 연주 자체에서 자극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무의식중에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극에 손을 대게 된다. 예전에는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손을 대는 재즈 연주가가 적지 않았다. 물론.. 2023. 12. 30.